일 좀한다고 깝죽대는 사람들이 새로운 업무를 맞게 되면 가장 먼저 하는 이야기가 프로세스를 다시 잡아야 한다고 이야기 합니다. 또, 쫙 빼입은 컨설턴트들도 비슷한 이야기를 합니다. 또,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면 프로세스를 바꾸면 뭔가 일이 무지하게 잘될 것 같고, 업무 효율이 팍팍 오를 것 같고, 2주 걸렸던 일이 1주일이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 사례를 들어가면서 이야기를 하는데다가 뭔가 멋진 이론 비스꾸리 한 것까지 내 세우면서 이야기 할 때는 끔뻑죽기 싶상입니다.
사실, 제가 생각해도 업무 프로세스를 확립하는 것은 꽤나 중요합니다. 오죽하면 일 하는 사람들도 ‘우리는 너무 주먹구구로 일을 해’ 하며 한탄을 하겠습니다. 주먹구구로 일한다는 다른 말로 프로세스가 너무 안잡혔다는 말이겠지요. 해야할 일이 명확히 정의되고, 점검해야할 것이 명확해야 누구나 쉽게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것 없이 그냥 막 하다보면 꼭 빼먹는 것도 있고, 어떨때는 뭘 해야 할지도 모르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그런데 막상 프로세스가 딱 잡힌 기업에 들에서 많은 경우, ‘이거 뭐 프로세스만 복잡해서 일이 진행이 되겠어?’ 라는 소리가 나오기도 합니다. 심지어 ‘이놈의 프로세스가 발목을 잡아 발목을’ 이라는 이야기들도 합니다. 심지어 앞에서 이야기한 쫙 빼입은 컨설턴트가 짜줬다는 프로세스가 완전 업무를 마비시키기도 합니다.
도데체 프로세스는 필요한 걸까요? 이거 잘 하고 있던 일도 그놈의 프로세스 때문에 완전 귀찮아지기도 하고, 프로세스가 없으면 주먹구구라고 하고.. 이거 뭐가 맞는 말일까요?
제가 이해하는 프로세스라는 것의 특징을 한번 정리해 보겠습니다.
1. 프로세스는 체크리스트이다.
프로세스는 그야말로 체크리스트입니다. 사람이 아무리 숙련되어 있다고 하여도 뭔가를 빼먹기 쉽상입니다. 어떨 때는 귀찮아서 일부러 빼먹기도 하고, 어떨 때는 깜빡하고 빼먹기도 합니다. 프로세스는 뭔가 빼먹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체크리스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프로세스를 만들 때는 꼼꼼하게 만들어야 하고, 또 꼼꼼하게 만들어 둔다고 필요 없는 것들까지 만의 하나를 위해서 프로세스에 끼워 넣어서는 안됩니다. 또 더욱 중요한건 프로세스는 늘 점검을 하면서 불필요한 건 없는지, 새롭게 필요해 진 것은 없는지를 체크해 보아야 합니다.
아침에 출근을 할 때 저는 꼭 신발을 신기 전에 ‘4가지’를 외칩니다. 저의 출근 프로세스 이지요. 그 ‘4가지’란 ‘지갑, 핸드폰, 회사 뱃지, ipod’입니다. 제가 출근하다가 종종 집에 두고와서 만들어 놓은 것이지요. 아무리 꼼꼼하게 한다고, 아침에 챙겨야 하는 모든 것을 체크할 수는 없습니다. 가령 ‘속옷은 입었는지, 바지는 입었는 지, 양말은 신었는지’ 이런 것들은 외치고 점검하면 그야말로 시간 낭비인 것이죠. 또, 사실 얼마전까지는 3가지 였고, ipod를 들고 다니기 시작하면서 4가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ipod을 챙기는 걸 깜박 하는 회수는 지갑을 깜박 하는 회수 보다 더욱 빈번합니다. 그리고 ipod을 두고 오면 출근길이 그렇게 지루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예전에 ‘3가지’ 였다고 계속 ‘3가지’만 외치고 있다면 ipod은 늘 빼먹고 다니는 물건 중의 하나가 될 것입니다.
비슷한 경우가 회사에서도 종종 발생하는 걸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너무 당연한데도 프로세스난에 도장을 받아야해서 일 밀려 있는 사람의 도장을 기다리느라 일정이 지연 되는 경우도 꽤나 있고, 제품 변경등으로 까먹지 않고 꼭 점검해야 하는 부분이 생겼는데도 프로세스에 없어서 진짜 자주 깜박 하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2. 프로세스는 ‘일’하는 사람이 만드는 것이다.
많은 경우 프로세스를 영 모르는 컨설턴트가 만들어 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훌륭한 컨설턴트들은 업무를 정확히 파악하고 여러 의견도 듣고, 경쟁사의 사례, 선진 기업의 사례도 참고해서 기존의 업무 방법을 조금 바꾸지만 효율적인 프로세스를 만들어 주기도 합니다. 그런데 어떤 경우는 영 몸에 맞지 않은 옷같은 프로세스를 만들어 놓고 몸을 맞추라는 경우도 있습니다.
프로세스는 ‘일하는 방법’ 입니다. 따라서 실제 ‘일’을 하는 사람, 정확히는 일을 무척 ‘잘’하는 사람이 만들어야 됩니다. 물론 주변의 다른 사례등의 도움을 받고 참고를 할 수 있겠지만, 해당 업무에 정통한 사람이 만드는 것이 가장 효율 적입니다. 그래야만 필요없는 프로세스와 새롭게 필요한 프로세스의 발견도 쉬울 것입니다. 또, 중요한건 일을 ‘잘’하는 사람이 만들어야지, 아무 생각 없이 일하는 사람보고 만들라고 해놓고 ‘실무에서 만드니까 그 모양이지’ 라고 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3. 프로세스는 절대 진리가 아니다.
앞에서도 여러번 이야기 했지만, 프로세스 맹신을 하는 분들이 종종 계셔서 다시한번 강조합니다. 프로세스는 계속 고치고 고치고 해서 지금의 업무에 가장 접합한 프로토콜을 만들어 가는 것이지, 한번 만들어진 프로세스를 절대 진리로 믿어서는 안됩니다. 많은 경우에 이 ‘일 왜 해야해요’ 라고 물으면 ‘프로세스에 있잖아, 예전부터 해오던 거야’라는 답을 하는 경우가 았는데, 프로세스는 절대 진리가 아닙니다.
유사한 경우가 어떤 ‘방법론’ 이라는 것에서 가지고온 업무 프로세스입니다. 이 경우 이런 프로세스가 어떤 의미를 가지고 필요한 것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도입을 해야합니다. 애자일이 좋고 스크럼이 좋다고 스크럼 책에 나온 모든 미팅과 모든 차트를 다 그려가면서 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매일 아침 미팅을 하는 팀에서 스크럼을 한다고 아침 팀미팅을 하고 또 스크럼 스텐드업을 하고 있다면, 정말 웃기지 않겠습니까? 이 경우는 무척 웃긴 경우지만, 비슷한 웃긴 일들이 종종 발생하는 것을 본적이 있습니다.
프로세스는 ‘절대 진리’가 이닙니다. 정해졌다고 무조건 따르기 보다는 이 프로세스가 필요한 이유가 무엇이고, 그에 합당한지를 생각해보고 필요하다면 빼기도하고, 넣기도하고, 바꾸기도 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다고 귀찮지만 중요한 일을 필요없는 일로 만들어서는 안될 것이지만 말입니다.
제가 BPR(business process reengineering)전문가도 아니고, SE(software engineering) 전문가도 아닙니다. 다만 업무 중에 이런 저런 프로세스를 보면서 느낀점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또, 생각나는 부분 있으면 덧붙여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