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일기

지난 주말은 특별히 약속도 없었고, 행사도 없었고 아이들과 재미있게 놀고 맛있는 것도 먹고 하면 정말 소박하지만 행복한 주말이 예고 되고 있었다.

토요일 시작은 참 산뜻했다. 조조 영화로 네 식구 모두 ‘코코’를 봤고 (뭐 아이들 보다 제가 더 재미있게 봤지만) 점심도 맛있는 음식을 먹었다. 게다가 둘째가 최근에 거의 안자던 낮잠을 잤다. 둘째가 낮잠을 자는 틈을 타서 저녁에 구워 먹을 고기를 사러 정육점을 가던 길이었다. 첫째가 전화가 와서 자다가 깬 둘째가 울고 불고 난리가 났단다. 배도 아프고 목도 아퍼서 일어나질 못하고 울면서 뒹굴거리고 있다는거다.

깜짝 놀라서 집으로 뛰어갔다. 토요일 저녁 5시 응급실 이외에는 갈 병원이 없었고, 응급실을 가서 고생할 생각을 하니 막막했다. 다행이 집 근처에 주말도 밤 9시까지 진료를 보는 응급의학과 의원이 있었고 한시간을 기다려 진료를 봤다. 배가 아픈건 단순히 채한 것 같았고 약을 먹고 나니 멀정해 진 것 같아서 한숨 돌렸다. 그런데 문제는 그날 밤 부터 였다. 밤새 체온이 39도를 웃돌았고 해열제를 먹이고 설잠을 자면서 계속 체온을 확인 해야만 했다.

그리고 일요일 아침, 여전히 둘째는 열이 났고 다시 병원에 가서 항생제 처방을 받고 집에 왔다. 그리고 하루 종일 자다 깨다를 반복 했다. 저녁 8시쯤 둘째는 저녁식사와 저녁 약을 먹고 잠에 들었고 푹자고 나면 괜찮겠지 하고 생각하며 잠이 든 어제 밤 ㅋㅋ 이 다음이 완전 새로운 경험의 시작이었다.

둘째는 하루 종일 잠을 잔 덕에 새벽2시 경 밤 잠을 모두 잔 아이처럼 기상을 하였고, 밤12시까지 체온을 확인하다가 잠든 나는 꼼짝 없이 새벽 2시에 일어나야 했다. 열이 나서 그런지 계속 물을 달라고 했고, 곧이어 화장실을 가고 싶다고 했다. 급기야 새벽 4시에는 배가 고프다며 밥을 달라고 했고, 새벽 4시에 차려준 아침 식사 후에는 블럭놀이를 시작했다. 그리고 꿈뻑 꿈뻑 졸고 있는 나를 깨우며 같이 놀자로 연신 흔들어 댔다.

그렇게 나는 한주를 시작했고, 아침에 커피를 두잔을 마셨는데도 여전히 머리가 띵하다. 한주의 시작을 다이나믹하게 시작하게 해준 둘째가 밉울 법하다. 그런데 신기한건 줄면서 열심히 놀아주지 못한 내가 괜히 미안하고 오늘 하루 이 놈은 잘 지낼지, 열은 나지 않은지 걱정이 된다. 다이나믹 하고 몸은 힘들지만 이상하게도 지난 주말이 행복하지 않은 주말이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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