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할아버지

  • 나의 할아버지는 일제 시대에 징용을 다녀오셨다. “**군도” 초등학교 시절에 할어버지가 징용 다녀오신 섬이름을 이야기 해주셨었는데 기억하지 못한다. 할아버지는 그곳에 계속 있다가는 죽을 것 같아서 목숨을 걸고 수송선에 몰래 타 탈출을 하셨다고 한다. 다행히 탈출은 성공하였고 덕분에 아버지도 태어났고 나도 태어났다.
  • 징용에 다녀오신 할아버지는 징용 때 받은 월급을 믿천으로 장사를 시작하셨다. 처음에는 잡화상, 다음은 정확히 모르겠지만, 어쨌든 장사는 계속 잘되셔서, 시골의 3대 엔터테인먼트 플레이스인 ‘빵집’, ‘다방’, ‘아이스크림 공장’을 같이 운영하셨다고 한다.
  • 아버님 말씀으로는 할아버지 집은 먼 친척이라도 먹고 자기 어려운 아이들이 다 몰려들었고 흡사 고아원 같았다고 한다. 당시 아버님 고향은 나주 정씨 집성촌이라 동네 사람들이 다 친척인 샘이고 돈이 필요한 분들은 모두 할아버지에게 왔다고 한다.
  • 결국 정말 많은 대출 보증과 신원 보증을 해주셨고 80년대 결국 이 책임을 지느라 그간 벌어 놓은 재산을 모두 잃게 되셨다. 그리고 할아버지는 지병을 얻으셨고 결국 내가 초등학교 때 할아버지는 돌아가셨다.
  • 우리 할아버지는 독립운동을 하시지도 않으셨고, 딱히 친일을 하시지도 않으셨다. 물론 남겨주신 재산도 없다. 어찌되었던 할아버지는 나에게 무척 존경스러운 분이시고,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 마지막 전화 통화를 잊을 수가 없다. 지금도 가끔 그때 할아버지 목소리를 떠올리면 가슴이 뭉클해진다.
  • 지금 생각해보면 나는 할아버지와 참 많은 부분이 닮았다는 생각을 한다. 할아버지의 장점, 그리고 단점. 이게 유전적으로 물려 받은 것인지 집안의 분위기와 교육 때문에 받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나의 많은 부분 영향을 주셨음은 분명하다.
  • 선선하고 우중충한 오늘 돌아가신 할아버지를 떠올리며, 할아버지에게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다시금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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